박빙일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백만표차를 넘기는 승리를 거머쥐며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보수주의자로서, 투표권을 가지게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쭉 현 여당을 지지해왔지만, 현 정권에 너무나 실망감을 느낀 나머지, 이번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앞으로 5년간 자숙기간 가지며, 성숙해진 보수당으로 탈바꿈 하길 기대하며,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던졌지만, 박근혜 후보를 뛰어 넘기엔 역부족이었나 봅니다.
이번에 투표하신분 클릭^^
현재 글을 쓰고있는 새벽2시. 뒤집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박근혜 후보 당선이 확실시 되었고, 이번 대선에서 책임을 문재인후보에게 뒤집어 씌우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오합지졸 민주당을 이끌고 이정도 표를 만들어낸 것은 문재인 후보였기에 이정도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봅니다.
선거 전 포스팅에서 여러번 밝혔지만, 복지정책과 대북정책에서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 주변만 하더라도 정권교체에 대한 욕구가 강하지만, 각종 정책의 디테일한 면에서 이해관계가 맞물린 세력들이 표를 던져줄만한 매력이 떨어졌던것이 사실입니다.
각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변화를 외쳤지만, 사실상 20대 투표율은 연령대별 투표율중 최저였고, 인터넷여론과 현실은 참 많이도 달랐나 봅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각 지역별 인구 크기와 양 후보 승리 지역입니다. 출처 - 네이버
지역별 인구 크기를 원의 크기로 나타낸 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전라도 지역에서 80-90%대 몰표가 나와도, 경상도 지역에서 60-70%만 몰아줘도 일단 넘기가 힘든 벽이 생깁니다.(경북+대구+울산+경남+부산 평균 득표율이 70%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박빙의 우세를 점쳤던 경기권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밀렸군요.(당선이 확실시된 지금 시각으로 경기도 지역에서 8만6천표 정도나 차이납니다)
양쪽 당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와 광주 투표율이 확실히 높군요. 반면 충남은 최고인 광주보다 7.7%나 낮은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이정희가 자폭테러급의 공격을 퍼부으며 공격했던. 박근혜 당선인의 '아킬레스 건'으로 여겨졌던 과거사와 각종 돈문제에 대해서 생각보다 큰 효과가 없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 유신 등의 문제로 박근혜 당선인을 공격했던것이 효과가 적었던 이유는,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합니다.
'식상'해졌다는 것이지요. 이정희가 큰 이슈가 될만큼 돌직구를 던졌지만, 노렸던 효과보다는 오히려 보수표 결집이라는 역효과도 함께 낳으며 이정희의 존재가 무색해져 버렸습니다.(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젊은층에서는 큰 이슈였지만, 주변 어른들이나 기존 여당 지지자들에게는 좀 더 강하게 때린 진부한 네거티브에 불과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박근혜 후보가 잘한 것이라고 하면,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가 잘 먹혔던 것 같습니다.
기존의 파란색을 버리고 정반대인 빨간색을 선택하고,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것은 예전에 한나라당이 했던것과 별 다를바 없지만, 의외로 박근혜+박정희 브랜드의 존재감이 효과를 발휘하게 하지 않았나 보는데요.
이전 이명박 당, 한나라당의 색과 냄새를 상당부분 지워버리고, 이름바뀐 한나라당이 아닌 새누리당 박근혜 당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총선 등에서 확고한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구축했던 박근혜 리더십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브랜드가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며, 보수층이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반면에 이번 문재인 후보에게 큰 힘이 되어 줬던, 현 이명박 정권에 실망과 염증을 느낀 국민들이 주는표(저를 포함해서)를 꽤나 많이 얻고도 이번 선거에서 진 이유는, 민주당의 무능력도 있겠지만, 문재인 후보의 브랜드가 좀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에 그 불리한 상황에서 당선 됐던것은, 노무현이라는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이미지와 또렷한 케릭터와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변화를 갈망하는 표가 쏟아질 수 있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차별화가 되지않은 확고한 자기 브랜드를 제시하지 못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홍준표 도지사 당선과 김두관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도지사 선거 결과입니다.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홍준표 후보는 60.9%, 권영길 후보는 39.1%를 각각 얻을 것으로 예상됐었는데요. 결과 또한 크게 다르지 않게 됐습니다.
오전 1시 쯤 83%가량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홍 후보는 63.75%(100만5천여표)를 득표, 36.24%(57만1천800여표 )를 얻으며 거의 두배 차이의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바로 김두관 전 도지사 때문입니다.
당시 큰 이슈가 됐을만큼 김두관 도지사 당선은 이변이었는데요. 경남의 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이달곤 후보 대신 당선시켜준 민심을 배반하고 대권에 도전하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는 바람에, 김두관도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리고, 경남 민심은 새누리당으로 확실하게 다시 돌아섰습니다.
오세훈 전 시장이 진보쪽에서 요정이라고 불릴 정도로 상대를 위해 헛다리를 짚어줬다면, 이번엔 김두관이 보수쪽에서 요정으로 불리게 생겼네요
어쨋든 대통령은 박근혜 당선인으로 결정 났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군요. 앞으로의 국가경영에 대해서는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지만, 박근혜 후보에게 한가지 바랄 것이 있다면,
문재인 후보가 대선기간 동안, 유례없을 정도로 매너갖추고 깨끗하게 승부한 만큼 패자인 문재인 후보를 넉넉하게 품어줄 수 있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는 것입니다.(동귀어진 시전했던 이정희는 어떻게 되려나요).
여당 측에서는 앞으로의 5년을 위해, 다시 다가올 각종 선거도 대비해야하고, 정권을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 여러가지 액션을 취할 것이므로 민주당의 핵심세력들은 데미지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결과는 이제 나온만큼 승복할 부분은 깨끗하게 하고, 당선자도 대의(나라의 발전)를 위해 통크게 품고 가는 모습 보였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비록 이번선거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던졌지만, 박근혜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드리며.
부디 이번 정권처럼 너무나 실망스러운 모습 보이지 않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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